내 미래를 맡겨도 될까? 플레이데이터 데이터사이언스 교육과정 신청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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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지원 선택계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자! 라고 결심한 후 제일 처음 한 것은 실질적으로 어떻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지에 대한 방향을 찾는 것이었다. 알아본 결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세 가지였다.

1. 독학

우선 독학은 medium에서 관련된 내용들을 찾아봤는데, 요즘은 유튜브로도 충분히 좋은 자료들이 많고 영어가 가능한 나로서는 coursera나 udacity 같은 사이트를 통해 대학강의 수준의 수업을 듣는 것도 가능했다. 독학 방법에 대해서도 앞서 독학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자료가 많았기에 그들이 이미 구축해놓은 커리큘럼을 따른다면 안정적으로 공부를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퇴사 전에 내가 정말 이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배울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한 방법으로 독학을 시도해봤다.

덕분에 본격적으로 퇴사를 하고 뛰어들기 전 파이썬이나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내 적성에도 잘 맞을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계속해서 독학 하는 것을 선택하진 않았다. 우선 아무 도움 없이 독학으로 취업까지 가능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불필요할 정도로 너무 많은 의지력이 필요할 게 뻔했고, 미디엄에서 본 사례들은 모두 미국에서의 얘기였기 때문에 한국의 취업시장과는 현실적으로 동떨어진 부분이 많았다. 외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돈이 들더라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판단했고, 추후 타인과의 프로젝트 협업 경험을 쌓아두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독학은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 대학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정의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모델을 연구하고 구축하는 수준의 진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려면 최소 석사과정은 거쳐야 하는 것이 현재 이 분야의 정설인 듯 하다. 그래서 바로 대학원 과정을 지원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일단 개인적으로 지금 당장 대학원 학비를 낼 수 있는 현실이 아니었고, 바로 지원하기에는 우선 비전공자에 기초지식까지 전무한 상태여서 다소 무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직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데이터 애널리스트인지, 데이터 엔지니어인지, 머신러닝 엔지니어인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지 아직 불명확한 시점이기 때문에 우선은 기술을 습득하고 실무경험을 쌓은 뒤에 필요에 따라 대학원을 나중에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이 옵션은 잠시 보관해두기로 했다.

3. 부트캠프 또는 국비지원 교육

일단, Java나 프론트엔드 개발 위주로 이루어진 일반 교육 과정이라면 부트캠프 서비스와 국비지원학원 사이에 큰 차이가 있어보이기 때문에 별도의 옵션으로 생각했겠지만, 지난 2020년 11월부터 K-디지털 트레이닝 정부사업 덕분에 생겨난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 분야 교육 프로그램들은 모두 국비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K-디지털 트레이닝 사업은 운영기관 선정도 기존의 국비지원 학원들과는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부트캠프”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서비스들과 일반 교육기관의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다 같은 부류로 봐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실질적으로 퇴사를 하고 데이터 사이언스 공부에 전념해도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SNS에서 어느 부트캠프 서비스의 광고를 보고 K-디지털트레이닝에 대해서 알게된 후였다. 우선 어느정도 검증된 교육기관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 미래를 맡기기 전 불안감을 덜 수 있었고, 과정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취업지원과 정해진 커리큘럼 외의 트레이닝 및 데모데이 참여 등을 할 수 있으면서 교육비까지 전액 지원되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고 느꼈다. 정부에서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인만큼 시장의 수요나 앞으로의 긍정적인 흐름도 어느정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고 최종적으로 이 기회를 잡기로 했다.

교육기관 선택 및 지원

개인적으로 교육기관을 선택하는 과정이 가장 신경쓰이고 떨리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AI, 데이터사이언티스트 교육과정이 기수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타이밍에 따라 내가 원하는 기관의 프로그램이 열릴 때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같은 기관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더라도 커리큘럼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게다가 일반 학원 등록 처럼 내가 원한다고 바로 등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사전 테스트 및 인터뷰 등의 선발과정을 거쳐 내가 데이터 사이언스를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증명해야 최종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 때는 정말 다시 입시준비생, 취준생의 마음으로 돌아가 최대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고 사전에 공부 및 인터뷰 준비까지 해가며 지원을 했다. 가장 처음에 지원했던 한 군데는 1주일 안에 준비하고 지원하느라 약간 서두른 감이 있었는지 탈락했는데, 비전공자도 참여가 가능하다고 했음에도 사전테스트에서 파이썬 및 자바에 대한 질문이 나와 당황했던 것 같다. 그래서 유튜브의 기초과정 영상들 수준으로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고, 필수는 아니었지만 퇴사 후 내 커리어를 되돌아보며 미리 이력서 및 자소서를 작성해본 덕분에 다른 과정들로부터는 좋은 소식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알아보고 지원했던 곳들은 다음과 같다:

  • 멀티캠퍼스
  • 코드스테이츠
  • 멋쟁이사자처럼
  • 패스트캠퍼스
  • 플레이데이터

이 곳들 외에도 교육 과정들을 많이 확인해봤고 모두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고 실질적으로 교육과정을 다 참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디가 제일 좋다고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내 기준으로 가장 적합한 곳이 딱 한군데 있었고 최종적으로 나는 지금 플레이데이터에서 “인공지능 SW 개발자 양성과정 10기”에 참여하고 있다.

나의 결정 기준은,

  1. 데이터 사이언스에서도 개발쪽 교육에 대한 비중이 높기를 바랐다. 나는 딥러닝/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데이터 사이언스” 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커리큘럼을 자세히 보면 데이터 분석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부분에서 나는 데이터 분석 보다는 최대한 데이터 엔지니어링 및 어플리케이션 개발까지도 균형있게 다루는 교육을 듣고 싶었기 때문에 커리큘럼을 꼼꼼하게 따져서 선택했다.
  2. 교육기간이 너무 짧지 않기를 바랐다. 6개월도 취업이 가능한 상태까지 배우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멋쟁이사자처럼의 과정은 커리큘럼은 좋았지만 3개월 안에 끝나는 과정인 점이 너무 아쉬웠다. 또한 6개월인 교육과정들도 자세히보면 4개월만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2개월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이 점에서 플레이데이터는 마지막 1개월만 최종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부족한 경험은 중간중간 미니 프로젝트로 채울 수 있게하며, 취업 및 코딩테스트 준비 등은 6개월 커리큘럼이 끝난 이후에도 참여 가능하도록 한 점이 좋았다.
  3. 교재 및 교육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를 바랐다. 코로나 때문에 내가 듣는 교육과정도 현재는 비대면으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코드스테이츠의 경우 전체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교재 또한 별도 제공되는 부분 없이 유튜브와 같은 외부자료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개인적으로 복습 할 때는 영상보다 텍스트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있는 것을 선호하고 오프라인 환경에서 더 집중이 잘 되기 때문에 시설과 자료의 퀄리티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4. 교육 내용 외 부가적인 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기를 바랐다. 물론 교육의 본질은 그 내용을 잘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겠지만 취업지원과 같은 부분들이 있으면 당연히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취업연계와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되고, 교육 과정 외 별도 코딩테스트 과정도 있고, 가끔 주말마다 특강이 있는 점에서 플레이데이터의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플레이데이터가 데이터 전문기업인 엔코아의 자회사라는 점도 지원을 고려할 때 긍정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교육 참여 2주차 후기는?

앞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플레이데이터 홍보하는 글 같은 느낌이 없지않아 있는데, 이 글은 100% 자의로 쓰고있는 매우 주관적인 글임을 알린다. 나도 사실은 교육과정 후기들을 찾아보면서 ‘이거 학원에서 쓰라고 해서 억지로 쓴 거 아니야?’ 라는 의심을 해봤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글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ㅎㅎ

5월 31일부터 교육을 듣기 시작한지는 벌써 2주가 넘었다. 그 사이에 벌써 파이썬 기초를 마쳤고 지금은 MySQL을 배우고 있다. 혼자 공부하던 때에 비하면 진도가 훨씬 빠르긴 하지만, 막상 수업을 들을 때는 ‘너무 천천히 가르치는 것 아닌가? 같은 내용 복습보다는 빨리 다음 내용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학창시절 이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가능할까 싶었던 9시부터 6시까지의 풀수업을 듣고 있는 내 모습이 자랑스럽고,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같이 교육을 듣는다는 점이 동기부여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빨리 오프라인에서 조금 더 사람들과 얘기도 나누고 바로바로 코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고 슬랙으로 다함께 스터디를 하는 것도 다행히 생각보다 어색하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교육의 퀄리티는 나쁘지 않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고 지금의 페이스대로면 6개월이 모두 지난 뒤에도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든다. 아직 초반이고 이후의 내용들을 배우기 위해 기초를 탄탄히 해야하는 과정이라서 강사님이 아직은 진도를 조금 천천히 나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아무튼 교육 진행 속도에 대한 부분은 개인차가 있는 것 같고 강의 퀄리티도 강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좋다 나쁘다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짧은 교육기간 안에 많은 것을 가르치기 위해 이론적인 부분들을 많이 건너뛰고 있는 점이다. 미리 예습을 하지 않았다면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 부분들도 있고,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외우고 넘어가는 개념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수업 이후에 따로 온라인 강의를 통해서 공부하는 식으로 채우고 있다.

물론 어떤 교육을 들었더라도 개인의 추가적인 노력은 필수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부트캠프들의 마케팅에 속아 비전공자에 30대인 나도 6개월 뒤 ‘네카라쿠배’에 바로 취업이 가능할거라는 부푼 희망을 가지게 되었지만 현실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부트캠프든 국비교육이든 비전공자로서 현직자들의 편견을 깰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제 겨우 한 두 걸음 내딛은 상황이지만 몇 달 뒤 다시 돌아봤을 때는 학원의 도움 + 나의 노력으로 내가 기대한 것 보다 더 멀리 가있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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